우리는 뇌를 더욱 효율적인 기관으로 훈련시켜서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게 사용하려 합니다. 현대의 과학기술은 뇌를 대신해서 정보를 기억하게 하는 시스템을 고안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의 여러 혁신은 뇌 기능을 향상하거나, 기능 중 일부를 외부로 넘기기 위해 설계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실 뇌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걸맞게 진화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화의 목적은 오직 생존하는 것이며, 그 외에 다른 의지나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뇌는 그때그때 생존에 필요한 것들을 취하면서 점진적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마치 여기저기를 계속 손보고 고치며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집과도 같습니다. 그 집을 잘 관리하고 사용하기 위해서 벽과 바닥 속에 있는 구조물들을 잘 알아야만 하듯, 우리는 뇌를 잘 사용하기 위해서 우리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뇌의 작동 기재를 알고, 그에 맞게 뇌를 정리해 둔다면 우리는 쾌적한 일상생활과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뇌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정리한다면 우리는 더 잘 살 수 있습니다.
제1부: 정보의 파편화와 결정의 과부하
01. 인지 과부하의 속사정
우리 대부분은 결정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아닌 한 ‘만족하기’라는 생활전략에 따라 살고 있습니다. 무난하게 생활을 꾸려 나가는 데는 이런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일에 대해서는 더 잘 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중요하지 않은 것은 쉽고 가볍게, 중요한 것은 치밀하게 결정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뇌는 하루에 특정 개수만큼만 판단을 내릴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그 한계에 도달하면 중요도에 관계없이 더 이상 판단을 내릴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과 사소한 것을 가려내지 못하면 우리는 심각한 곤란을 겪게 됩니다.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은 일상의 문제들은 타인에게 맡기고 자신의 모든 주의력을 자기 앞에 놓인 일에 쏟아붓습니다. 이들은 탁월한 ‘범주화’ 능력을 갖고 있어서 일상적인 문제들을 카테고리별로 정리합니다.
02. 주의와 기억의 작동 원리
- 주의란 무엇인가
우리는 세상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지만 실제로 지각하는 세상은 너무나 작은 일부입니다. 뇌는 자주 ‘백일몽 모드(몽상모드)’에 빠져있습니다. 이것은 뇌가 휴식하는 상태로 이 생각에서 저 생각으로 몽상에 잠기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과제집중모드(중앙관리자모드)’와는 대비되는 현상으로, 한쪽이 활성화되면 다른 쪽은 활성화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몽상모드나 중앙관리자모드에 빠져있을 때 우리 생명에 위협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뇌는 주의필터를 항상 가동하고 있습니다. 경계모드를 활성화하여 혹시나 중요할지도 모르는 것을 찾아 환경을 끊임없이 감지하는 것이지요. 그 경계모드 안에서 뇌는 몽상모드와 중앙관리자모드를 시소처럼 왔다 갔다 하는데, 한쪽이 켜지고 다른 한쪽이 꺼지도록 시소에 무게를 주는 것이 바로 ‘섬엽’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주의를 켰다 껐다 하는 스위치와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 기억은 어디에서 오는가
뭔가를 기억하는 행위는 처음 그것을 경험할 때 관여했던 뉴런들을 다시 작동시키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뉴런을 하나하나 똑같은 방식으로 활성화시킬 수 없고, 기억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경험들이 많아 기억이 변형되거나 잘못된 정보가 덧씌워지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우리의 기억은 정확성에 있어서는 대부분 질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그 점을 제외하면 뇌가 기억을 보관하는 방식은 매우 독창적입니다. 뇌는 비슷한 기억들을 범주 꾸러미로 분류하여 정리하기 때문입니다.
뇌에서 범주는 어떻게 형성될까요? 첫째, 우리는 전체적 외양이나 세부적 외양을 기반으로 범주를 만듭니다. 둘째, 유사한 외양을 찾을 수 없을 때 기능적 동등성을 기반으로 범주화합니다. 셋째, 특정상황을 기반으로 개념적 범주를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면, 불이 났을 때(특정상황) 가지고 나가야 할 것으로 지갑, 어린 시절 사진, 현금, 보석, 반려견과 같이 일견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것들을 범주화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지적 경제성의 한 형태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비슷한 사물을 하나로 통합하도록 돕기 때문에 에너지를 고갈시킬 수 있는 수백 가지 사소한 결정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 줍니다. 우리는 이것을 활용하여 뇌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뇌가 지는 부담을 주변 환경에 떠넘겨라
우수한 전문가들, 특히 창의적이고 능률적인 사람들은 그들은 머릿속의 아이디어와 정보를 고급 기술을 사용하는 대신 간단한 방법으로 모든 것을 철저하게 관리합니다. 그들 중 일부는 항상 펜과 종이, 또는 카드를 가지고 다니면서 손으로 직접 메모를 작성합니다. 이 방법이 전자 기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고 만족스럽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중요한 일이나 반드시 해야 할 일을 계속해서 떠올리면 뇌는 그 내용을 계속 반복하는데, 이를 인지심리학자들은 '되뇌기 고리'라고 부릅니다. 이런 부담스러운 것들을 종이에 글로 쓰면서 그런 생각들을 머릿속에서 밀어내고, 자기가 원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기억을 외주화 하는 방법입니다.
종이에 적은 것들은 자신이 범주화해 놓은 것에 알맞게 분류하여 넣어둡니다. (책에서는 범주를 실행할 것/ 위임할 것/ 미룰 것/ 그만둘 것 네 가지로 하는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매일 이것을 보고 해결하거나 해결방법을 고민하며 범주를 옮기거나 카드를 합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정보들이 유기적으로 엮이면서 새롭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기도 합니다. 이러한 범주화는 잊지 않고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며, 정리시스템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 이와 관련된 실천적인 방법들과 사례는 책 『정리하는 뇌』 2장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2부의 내용은 이어지는 다음글에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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