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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실용적인 책'

책 읽기가 어렵다면, 필사로 독서 집중력을 키우자 (뇌과학, 심리학 기반)

by 코코도두 2025. 3. 13.

책을 읽고 싶지만, 손에 잡히지 않을 때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막상 펼치기가 어렵다면?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읽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피곤함, 집중력 부족, 혹은 단순한 귀찮음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독서 넛지(Nudge)’가 필요합니다. 넛지(Nudge)란 사람들이 원하는 행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기 위해 환경을 설계하거나 작은 변화를 주는 것을 뜻합니다. 운동을 시작하기 어렵다면 ‘1분만 일어나 있기’ 같은 작은 행동을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넛지의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을 읽어야지’라는 목표는 부담스럽지만, ‘1분만 필사해 보자’는 쉬워 보입니다.

 

이렇게 난이도가 낮은 행동부터 시작하면, 뇌가 자연스럽게 독서 모드로 전환되면서 집중하기가 쉬워집니다. 필사가 독서의 넛지가 될 수 있는 이유를 뇌과학과 심리학을 바탕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책을 읽으며 필기하는 모습

 


 

왜 필사가 넛지가 될 수 있는가?

 

1. 환경 설계

필사는 책과 직접적인 접촉을 요구하므로, 자연스럽게 독서 환경에 노출됩니다. 이는 넛지에서 강조하는 "환경 통제"의 한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책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거나, 책 읽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독서 습관을 유도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필사를 하는 순간, 책을 펴게 되고, 자연스럽게 읽기 시작하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2. 작은 행동 변화

필사는 독서를 시작하기 전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작은 행동으로, 심리적 저항을 줄여 독서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입니다. 독서를 처음 시작하려면 인지적 부담이 크지만, 필사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행동이므로, 자연스럽게 읽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습관 형성

반복적인 필사를 통해 책과 친숙해지고, 점차 더 많은 내용을 읽고 싶어지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넛지의 핵심은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원하는 행동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암스테르담 공항의 소변기에 파리 그림을 넣어 청결을 유도한 사례처럼, 필사도 강요 없이 자연스럽게 독서를 촉진하는 촉매 역할을 합니다.

 


 

왜 우리는 책을 시작하기 어려울까?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막상 시작하려 하면 손이 잘 안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뇌가 인지적 저항(Cognitive Resistance)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1. 책을 읽는 것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활동입니다.
    • 독서는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라, 이해하고 기억하며 사고해야 하는 고차원적인 인지 활동입니다.
    • 전두엽과 해마가 동시에 활성화되면서, 뇌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2. 즉각적인 보상이 없는 활동은 미루기 쉽습니다.
    •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즉각적인 자극(알림, 동영상)과 보상을 제공하지만, 독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 따라서 뇌는 독서를 ‘지연된 보상이 있는 활동’으로 인식하고, 우선순위에서 밀어버립니다.
  3. 큰 목표일수록 실행이 어렵습니다.
    • "책을 한 권 읽어야지"라는 목표는 너무 커 보입니다.
    • 반면 "1분만 필사해 보자"는 부담이 적어 실행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사는 어떻게 독서에 도움을 줄까? (뇌과학적 관점)

 

1. 작은 행동이 뇌를 움직이게 합니다 (동작 효과 Motion Effect)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일단 어떤 행동을 시작하면 그 행동을 지속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 필사를 하려면 책을 펴야 하고, 책을 보면 자연스럽게 내용을 읽게 됩니다.
  • 즉, ‘책을 읽자’라는 목표보다 ‘일단 써보자’라는 작은 행동이 독서를 시작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2. 필사는 감각을 활용하여 집중력을 높입니다

  • 시각(읽기) + 운동(쓰기) 감각이 동시에 활성화되면, 뇌의 정보 처리 능력이 높아집니다.
  • 연구에 따르면, 손을 움직이며 정보를 입력하는 것이 더 오래 기억되고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따라서 필사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것보다 뇌를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3. 뇌의 부담을 줄여줍니다 (인지 부하 감소 Cognitive Load Reduction)

  • 책을 읽을 때 전두엽과 해마가 동시에 가동되면 피로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하지만 필사는 뇌의 ‘읽기 모드’ 전환을 자연스럽게 도와주면서, 인지적 저항을 줄여줍니다.

 


 

필사를 활용한 독서 넛지 방법

 

책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활용해 보세요.

 

종이에 한 줄이라도 써보기

  • "책을 읽어야지"라고 다짐하는 대신, 그냥 한 문장을 아무 데나 따라 써보세요.
  • 필사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음 문장이 궁금해지고, 결국 책을 읽기 시작하게 됩니다.

 

타이핑으로 필사해도 괜찮습니다

  • 꼭 손으로 쓰지 않아도 됩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메모장에 타이핑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 오히려 예쁜 노트에 정성껏 쓰게 되면, 글을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예쁘게 쓰는데 더 집중하게 되니 추천하지 않습니다.

 

어려운 책일수록 필사부터 시작하기

  • 난해한 책은 첫 장을 읽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 먼저 한두 문장을 필사하면서 집중력을 높이면 읽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필사 후 핵심 키워드 정리

  • 필사한 후 중요한 단어나 문장을 밑줄 긋거나 정리하면, 책의 핵심 내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꼭 끝까지 쓸 필요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 집중력이 생겼다면 필사를 중단하세요.

 


 

결론: 필사는 독서의 넛지가 됩니다

 

필사는 글을 쓰는 행위가 아닙니다. 책을 극단적으로 느리게 읽는 행위죠. 그렇게 때문에 자연스럽게 독서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뇌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죠.

 

책을 읽기 어려울 때, 단 한 문장이라도 필사해 보세요. 필사는 집중력의 정도에 따라 하다가 중단하거나, 다시 시작해도 됩니다. 나중에 다시 보기 위한 '정리'가 아니니 부담 갖지 말고 놀이하듯, 낙서하듯 어떻게든 하시면, 정말 삶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실 거예요. 제가 그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