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과연 객관적으로 세상을 보고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의 사고방식은 많은 오류에 취약합니다. 때로는 전문가의 말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믿기도 하고, 단순한 이야기에 쉽게 설득되기도 하죠. 이번 글에서는 페이크와 팩트 2부에서 다루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리가 진실을 왜곡하는 방식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문제들을 살펴보겠습니다.
| 목차 |
2부 진실은 단순하지 않다
4장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산다
_ 비타민 C 만능설과 바이러스 감염, 독일의 패전
5장 아니 땐 굴뚝에 나는 연기
_백신에 대한 막연한 공포
6장 야수의 본질
_피부색을 둘러싼 차별과 혐오
7장 미끼와 바꿔치기 전략
_다윈의 진화론과 대마초 합법화
4장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산다
1. 권위가 진실을 만드는가? – 비타민C 만능설
비타민C가 감기를 예방한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죠?
이 속설은 사실 노벨상 수상자 라이너스 폴링이라는 유명 과학자의 주장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놀랍게도, 그의 주장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비타민C가 감기에 효과가 있다고 믿습니다. 왜일까요?
바로 권위가 주는 오류(Argument from Authority) 때문입니다.
우리는 전문가의 말을 신뢰하지만, 한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이 다른 분야에서도 옳은 말을 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비타민C 신화는 잘못된 권위 의존이 어떻게 대중의 믿음을 형성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교훈:
✅ 전문가의 말이라고 무조건 믿지 말고, 과학적 증거를 확인하세요.
✅ 특히 건강이나 의학 정보는 검증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2. 쉽게 이해할수록 위험하다 – 음모론과 흑백논리
사람들은 단순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이 이를 입증하는 대표적인 사례죠.
전쟁의 패인은 복합적이었지만, 독일 군부는 패배 원인을 "후방의 음모"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단순한 서사는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결국 나치의 대량 학살로 이어졌습니다.
비슷한 논리가 현재에도 널리 퍼져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세상을 단순한 "선 vs 악", "우리 vs 그들"로 나누는 흑백논리(False Dilemma)가 넘쳐납니다.
복잡한 사회 문제를 단순한 이야기로 풀어내면 듣기 쉽지만, 실제로는 진실을 왜곡하는 위험한 오류입니다.
👉 교훈:
✅ 복잡한 문제를 단순한 이야기로 설명하는 주장은 경계해야 합니다.
✅ 극단적인 선택지만 제시하는 흑백논리는 사실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5장 아니 땐 굴뚝에 나는 연기
1. 백신 논란 – 인과관계의 함정
한때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예방접종을 꺼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 주장은 과학적으로 완전히 반박된 거짓 정보였습니다.
백신과 자폐증의 관계를 주장했던 연구는 데이터를 조작한 가짜 논문이었고, 해당 연구자는 결국 면허를 박탈당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거짓 정보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퍼졌다는 점입니다.
왜일까요?
사람들은 "백신을 맞은 후 아이가 자폐 진단을 받았다"는 단순한 시간적 관계를 보고, 백신이 원인이라고 착각한 것입니다.
이것을 잘못된 인과관계의 오류(Post Hoc Fallacy)라고 합니다.
이렇게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예방접종률이 떨어졌고, 거의 사라졌던 홍역과 같은 질병이 다시 유행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 교훈:
✅ 시간적 순서가 원인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과학적 증거를 먼저 확인하세요.
✅ 백신과 같은 중요한 의료 정보는 신뢰할 수 있는 출처(WHO, CDC)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2. 인간의 직관은 틀릴 수도 있다 – 공포와 오해
우리는 위험을 평가할 때 종종 감정과 직관에 의존합니다.
예를 들어, 테러 공격에 대한 공포는 크지만, 실제로는 심장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 극적이고 감정적인 사건을 실제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착각합니다.
이런 오류를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 이라고 합니다.
즉, 머릿속에서 쉽게 떠오르는 정보가 더 중요한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이죠.
백신과 자폐증의 관계도 비슷한 원리로 작동합니다.
백신을 맞고 자폐 진단을 받은 사례가 뉴스에 나오면, 마치 둘 사이에 강한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통계 데이터는 그렇지 않습니다.
👉 교훈:
✅ 감정이 앞서는 정보는 항상 의심해봐야 합니다.
✅ 직관이 아니라 통계와 데이터에 기반한 판단이 중요합니다.
6장 야수의 본질
1. 인종과 본질주의 – 차별과 편견의 오류
많은 사람들이 "인종"이라는 개념이 과학적으로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유전학적으로 보면 모든 인간은 99.9% 같은 DNA를 공유합니다.
즉, 백인, 흑인, 아시아인 같은 구분은 생물학적 근거가 없는 사회적 개념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차별과 편견은 이러한 잘못된 믿음에서 비롯됩니다.
"타 인종은 본질적으로 우리와 다르다"라는 생각이 차별의 근거가 되죠.
이를 본질주의(Essentialism)의 오류 라고 합니다.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 더 좋다"라는 논리도 흔히 사용되지만, 이것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면, 독이나 바이러스도 좋은 것이어야 합니다.
이처럼 "자연적이다"는 이유로 주장을 정당화하는 논리는 자연주의적 오류(Appeal to Nature)입니다.
👉 교훈:
✅ "우리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에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자연스럽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7장 미끼와 바꿔치기 전략
1. 허수아비 논쟁의 함정
허수아비 논쟁은 상대의 주장을 그대로 반박하지 않고, 왜곡하거나 단순화하여 공격하기 쉽게 만든 후 반박하는 논리적 오류입니다. 이 전략을 사용하면 마치 상대의 논리가 엉터리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대중을 선동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허수아비 논쟁은 정치, 인터넷 토론, 과학 논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논점을 흐리거나 잘못된 믿음을 퍼뜨리는 데 악용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을 때, 이에 대해 “그러니까 당신은 자동차를 전부 없애자는 거냐?”라고 반박한다면, 이는 허수아비 논쟁입니다. 원래의 주장을 극단적으로 왜곡해 쉽게 반박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죠.
2. 다윈의 진화론과 허수아비 논쟁
진화론은 과학적으로 확립된 개념이지만, 여전히 이를 반박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중 일부는 진화론을 정확히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왜곡한 후 공격하는 허수아비 논쟁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악어오리” 화석이 없으므로 진화론은 틀렸다?
2007년, 한 전도사와 방송인이 “악어와 오리가 섞인 ‘악어오리’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진화론은 거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주장에 할 말을 잃었죠.
왜냐하면, 진화론은 특정한 종이 갑자기 다른 종으로 변한다고 주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화론이 설명하는 것은 환경에 적응한 변이가 오랜 세월에 걸쳐 축적되면서 새로운 종이 등장하는 과정이지,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동물이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들은 진화론을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종이 나타나는 이론”으로 왜곡한 후, 그런 증거가 없다고 공격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허수아비 논쟁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교훈:
✅ 상대의 주장이 변형되지 않았는지 확인하세요.
✅ 과학적 논쟁에서는 원래 주장과 반박 논리를 정확히 비교해야 합니다.
3. 대마초 논쟁과 허수아비 논리
대마초 논쟁에서도 허수아비 논쟁이 자주 사용됩니다.
온라인에서는 “대마초가 암을 치료한다”는 주장이 널리 퍼져 있지만, 과학적 증거는 이를 뒷받침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대마초가 일부 질병에 효과가 있다” → “대마초는 만병통치약이다”로 주장하는 경우입니다.
2017년 미국 국립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대마초의 의학적 효능이 입증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항암 치료 중 발생하는 메스꺼움 완화
✅ 만성 통증 완화
✅ 다발성 경화증의 경련 완화
그런데 대마초 지지자들은 이를 허수아비 논리로 변형해 대마초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주장합니다. 이것은 명백한 논리적 오류입니다. 특정 증상 완화 효과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또한 “대마초 성분(THC)이 실험실에서 암세포를 죽였다”라는 실험결과를 통해 이것이 암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은 비약입니다. 이 연구는 패트리디시(실험용 접시)에서 진행된 실험일 뿐이고, 강산을 부어도 암세포는 죽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강산이 암 치료제가 될 수는 없겠죠.
이처럼, 대마초 성분이 실험실에서 암세포를 죽였다는 사실을 이용해 “대마초가 암을 치료한다”는 식으로 결론을 비약하는 것이 허수아비 논쟁입니다.
👉 교훈:
✅ 실험 결과를 과장하는 주장에 속지 마세요.
✅ 실험실 결과와 실제 인간 치료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이 책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논리적 오류에 빠질 수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비타민C의 만능 신화, 백신 거부 운동, 음모론, 인종차별, 그리고 허수아비 논쟁까지—이 모든 것은 사람들이 단순한 이야기와 직관을 신뢰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종종 복잡한 현실을 이해하기보다는, 단순한 설명에 기대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쉽게 기억할 수 있고, 쉽게 믿을 수 있는 이야기는 매력적이지만, 반드시 사실과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 과학적 증거를 기반으로 판단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감정적인 주장보다 논리적인 근거를 우선해야 합니다.
- 흑백논리나 허수아비 논쟁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논리적 사고는 단순히 논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우리가 더 나은 판단을 내리고, 사회적으로 건강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필수적인 사고방식입니다.
잘못된 정보와 논리적 오류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세상은 복잡하고, 진실은 단순하지 않지만, 우리는 조금 더 신중하게 사고함으로써 거짓 정보에 휘둘리지 않는 지혜를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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