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장 슈뢰딩거의 빈 라덴
8.1 꺼지지 않는 사이비 신앙과 기후위기 부정론
8.2 과학과 사상이 만나면
8.3 대재앙 예언
8.4 확신에 찬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8.5 이념에 발목 잡힌 추론능력
9장 기억은 환상일 뿐
9.1 목격자의 왜곡된 증언
9.2 조작당하는 기억들
9.3 악마 숭배의 공포로 둘러싸인 미대륙
9.4 명백한 거짓과 모호한 진실
10장 감각에 의지하지 말 것
10.1 왜곡되는 인간의 지각 능력
10.2 인간 지각이 길을 잃은 이유
10.3 거꾸로 돌린 노래에 숨겨진 메시지?
10.4 유령을 목격한 사람들
10.5 제3의 인간 증후군
10.6 지각을 왜곡시키는 수면상태
10.7 선입견에 따라 신체가 움직인다
10.8 의도를 투사당한 환자들
11장 믿고 싶은 것을 믿는 마음
11.1 MBTI와 대체의학의 유사점
11.2 일단 다 펼쳐놓는 바넘 진술 효과
11.3 MBTI와 플라셰보 효과
11.4. 대체의학의 치명적인 위험
11.5 아프다는 믿음이 현실이 될 때
11.6 우월감 환상
인간의 결점음
타인의 잘못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가장 늦게 용서한다는 것이다.
-레티티아 엘리자베스 랜던-
8장 슈뢰딩거의 빈 라덴
8.1 꺼지지 않는 사이비 신앙과 기후위기 부정론
20세기 초 러시아는 격변의 시대였습니다. 1917년 10월 혁명 이후 볼셰비키가 정권을 잡았고, 공산국가를 건설해 나갔습니다. 이 시기 스탈린 외에도 또 다른 야심 찬 인물이 있었는데요, 바로 트로핌 리센코입니다.
8.2 과학과 사상이 만나면
리센코는 식물 종자를 연구하면서 작물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방법을 발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종자에 특정한 처리를 하면 식물의 특성이 변하여 호밀이 밀로, 밀이 보리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연구에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습니다. 러시아의 과학자들은 이러한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리센코는 반대자들을 마르크스주의를 부정하는 자들이라고 비난하며 정치적 후원을 등에 업고 자신의 주장을 밀어붙였습니다. 심지어 그는 공산주의 사상을 실천하면 유전적으로 더 나은 소비에트인이 태어난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하게 됩니다.
하지만 스탈린이 사망한 후 리센코의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었고, 결국 그의 이론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8.3 대재앙 예언
리센코가 오랫동안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과학적 사실보다 신념을 우선시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을 유지하기 위해 상반된 증거를 부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확증편향이라고 합니다.
비슷한 현상은 대재앙 예언에서도 나타납니다. 예언이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신도들은 예언자의 변명을 믿습니다. 예언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보다 예언자의 새로운 해석을 받아들이는 것이 심리적으로 더 편하기 때문입니다.
8.4 확신에 찬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확신을 가진 사람은 바뀌기 어렵다.
논리를 제시해도 요점을 이해하지 못하며,
데이터로 반박하면 자료의 출처를 문제 삼는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종교적인 영역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사회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8.5 이념에 발목 잡힌 추론 능력
심지어 중립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도 특정 집단에 소속되면 그 집단의 이념을 따라가는 성향을 보이게 됩니다. 이를 정제성 보호 인지라고 합니다.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잠재의식이 작동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후 변화 부정론입니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기후 변화가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일부 집단에서는 이를 거짓이라고 주장합니다. 사실을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신념을 유지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입니다.
9장 기억은 환상일 뿐
9.1 목격자의 왜곡된 증언
인간의 기억은 흔히 사실 그대로 보존된다고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매우 쉽게 왜곡될 수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잘못된 유죄 판결의 73%가 오류가 있는 목격자 증언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기억 연구자 크리스토퍼 프렌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의 모든 기억은 재구성된 결과물이며, 크든 작든 뒤틀린 부분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9.2 조작당하는 기억들
기억은 타인의 영향을 받아 조작될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1970년대 캐나다의 정신과 의사 로런스 파즈더 사건입니다.
그는 환자의 최면 치료 중, 환자가 어린 시절 악마 숭배 의식에서 학대를 당한 기억을 떠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곧 <미셸의 기억>이라는 책으로 출간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이후 조사가 진행되면서 이 모든 것이 조작된 기억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사건은 인간 기억의 취약성과 최면 치료의 문제점을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습니다.
9.3 악마 숭배의 공포로 둘러싸인 미대륙
비슷한 사례가 198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발생했습니다. 맥마틴 유치원 사건에서 한 학부모가 자신의 아이가 사탄 숭배 의식에서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유치원의 소유주와 교사들이 기소되었고, 7년간 진행된 재판에서 무려 2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모든 피고인들은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잘못된 수사 기법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암시적인 질문을 던지며 거짓된 기억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 결과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9.4 명백한 거짓과 모호한 진실
인간의 기억은 자신도 모르게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왜곡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억은 때로는 우리의 경험을 더 극적으로 만들고, 자신이 믿고 싶은 방식으로 변형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존재하지 않는 사건에 대한 정보를 주고 이를 기억하는지 물었습니다. 놀랍게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전혀 경험하지 않은 사건을 기억한다고 답했습니다. 즉, 우리의 기억은 쉽게 조작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우리는 종종 명백한 거짓을 진실로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10장 감각에 의지하지 말 것
10.1 왜곡되는 인간의 지각 능력
우리는 주변 세상을 감각을 통해 인식합니다. 하지만 감각은 완벽하지 않으며, 때때로 우리를 속입니다. 빛과 그림자의 조합이 착시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어떤 소리를 반복적으로 들으면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감각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10.2 인간 지각이 길을 잃은 이유
인간의 뇌는 패턴을 찾아내는 데 매우 능숙합니다. 때로는 존재하지 않는 패턴조차 찾아내곤 합니다. 이를 아포페니아(Apophenia)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구름 모양에서 특정한 동물이나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는 경험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1990년대 한국에서는 한때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를 거꾸로 들으면 "피가 모자라"라는 메시지가 나온다는 루머가 퍼졌습니다. 이런 현상 역시 인간이 무작위한 패턴에서 의미를 찾아내려는 본능적인 성향에서 비롯됩니다.
10.3 거꾸로 돌린 노래에 숨겨진 메시지?
1985년 영국에서는 10대 소년이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원인이 메탈 밴드 주다스 프리스트의 음악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노래를 거꾸로 들으면 "Do it"(해라)라는 메시지가 들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1990년 법원에서 기각되었는데, 심리학자 티머시 무어는 법정에서 "우리의 뇌는 무작위한 소리에서도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런 착각이 얼마나 쉽게 일어나는지를 입증했습니다.
10.4 유령을 목격한 사람들
유령을 보았다고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은 사실상 변상(Pareidolia) 현상을 경험한 경우가 많습니다. 변상이란, 무작위한 시각적 자극에서 익숙한 패턴을 찾아내는 심리적 현상입니다. 예를 들면, 어두운 방의 그림자가 사람 형상처럼 보이거나, 벽지의 무늬가 얼굴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초자연적인 것을 믿는 사람이 더 자주 경험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뇌를 촬영한 연구에서, 무작위한 자극을 보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감정과 관련된 뇌 영역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우리가 유령을 본다고 생각할 때, 우리의 뇌는 실제로 유령이 존재한다고 믿도록 스스로를 속이는 것입니다.
10.5 제3의 인간 증후군
인간의 뇌는 끊임없이 전기 화학신호를 주고받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지각이 왜곡될 수 있습니다. 극한의 상황에서는 제3의 존재가 함께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에베레스트를 혼자 등반하는 등산가가 유령 같은 동반자가 있다고 믿거나, 조난자가 환영을 보는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10.6 지각을 왜곡시키는 수면상태
흔히 '가위눌림'이라고 불리는 수면마비 현상도 지각을 왜곡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는 렘(REM) 수면 상태에서 근육이 완전히 이완된 상태인데, 의식이 깨어나면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경험은 매우 불쾌하며, 과거부터 사람들이 '악마'나 '귀신'의 장난이라고 해석해 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는 우리의 뇌가 감각을 잘못 해석한 결과에 불과합니다.
이와 비슷하게, 뇌의 화학작용이 교란되는 경우 환각을 실제처럼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면 부족, 특정 약물 복용 중단, 신경계 교란 등이 이러한 지각 왜곡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10.7 선입견에 따라 신체가 움직인다
우리의 지각은 쉽게 변하며, 환경뿐만 아니라 선입견에도 큰 영향을 받습니다. 특정한 믿음이 있을 경우, 실제 신체 감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19세기 중반부터 '심령술'이 유행하면서, '테이블 터닝(탁자가 정해진 알파벳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유령이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 '다우징 막대기(수맥을 찾는다는 막대)', '자동 글쓰기(먼 곳에서 보내오는 메시지를 받아쓰는 것)' 등의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사실 무의식적으로 근육이 움직이면서 발생한 것이지만, 사람들은 이를 초자연적인 존재의 개입으로 믿었습니다. 반면, 영국의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나 프랑스 화학자 미셸 외젠 슈브뢰일, 정신과 의사 찰스 아서 머시어 등은 이 모든 것들이 심리적 요인과 신체 반응에서 비롯된 현상임을 과학적으로 증명했습니다.
10.8 의도를 투사당한 환자들
심령술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촉진적 의사소통(Facilitated Communication)'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이는 상담사가 환자의 손을 키보드나 화면 위에 올려두고 의사소통을 돕는 방법인데요, 언어적 장애가 있는 자폐아나 장애인과 소통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 상담사가 무의식적으로 손을 움직이며 답을 유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는 환자의 진짜 의사가 아니라, 상담사의 영향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이 방법은 많은 오해와 법적 분쟁을 일으켰으며, 결국 과학적 신뢰도를 잃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방식은 여전히 일부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개인의 경험을 지나치게 신뢰하고, 인간의 지각이 얼마나 취약한지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11장 믿고 싶은 것을 믿는 마음
11.1 MBTI와 대체의학의 유사점


여러분은 MBTI 유형 검사를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그 결과가 꼭 나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셨나요? 그렇다면 '포러 효과'에 속아 넘어간 것입니다. 포러 효과란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모호한 진술을 개인적으로 정확하다고 믿는 현상을 말합니다.
11.2 일단 다 펼쳐놓는 바넘 진술 효과
포러 효과는 별자리 운세, 점성술, 타로카드, 심지어 금융시장 점성술에서도 나타납니다. 영국과학진흥협회에서는 금융 점성술사, 투자자, 그리고 5살 아이에게 동일한 금액(약 850만 원)을 주고 주식 투자를 하게 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금융 점성술사가 가장 많은 손실을 보았고, 5살 아이가 더 나은 성과를 냈습니다.
11.3 MBTI와 플라세보 효과
MBTI는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고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신뢰성이 낮은 검사로 분류됩니다. 심리측정 전문가 로버트 호건은 MBTI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성격심리학자는 MBTI를 중국의 포춘쿠키보다 조금 나은 정도로 여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MBTI가 정확하다고 믿을까요? 여기에는 플라세보 효과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플라세보 효과란 기대감과 믿음이 사람의 인식을 형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11.4 대체의학의 치명적인 위험
대체의학도 플라세보 효과로 인해 환자가 실제로 치료 효과를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대체의학이 주류 의학을 거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심각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기회를 놓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11.5 아프다는 믿음이 현실이 될 때
반대로, 치료법에 대한 부정적인 믿음이 실제로 몸을 해치기도 합니다. 이를 '노세보 효과(Nocebo Effect)'라고 하는데요, 이는 플라세보 효과보다 더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예를 들면, 전자기 과민증이나 백신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공포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이 현대 기술의 원리를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발생하기 쉽습니다.
11.6 우월감 환상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더닝-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라고 부르는데요, 이는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실제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심리적 현상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정보와 데이터를 접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인식과 행동이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수많은 정보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균형 잡힌 사고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은 다음 장에서 계속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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