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기일(2)

4. 변론

변론은 공판 절차에서 검사와 피고인, 그리고 그들의 변호인이 서로의 주장을 법원 앞에서 말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는 재판 과정에서 각 당사자가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증거와 논리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변론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주로 검사가 먼저 공판기일에서 공소사실, 증거, 법리 등에 대한 주장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피고인과 변호인이 반론을 펼칩니다. 변론에서는 서로의 주장에 대한 이의와 반박, 논리적인 주장과 증거의 제시 등이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변호인은 피고인의 입장을 대변하고, 검사는 공소사실을 입증하려고 노력합니다. 변론을 통해 법원은 사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각 당사자의 주장을 고려하여 판단을 내립니다. 변론이 공정하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면, 그 결과로 나온 판결이 더욱 타당하게 여겨집니다.

4.1 변론요지서

변론을 말로만 남기면 판사가 기억하지 못할 수 있으니, 변론의 핵심 내용을 법원에 명확하게 전달하고, 판사가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변론의 요지를 담은 서류를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서류는 주로 "변론요지서" 또는 "변호인 의견서" 등으로 불리며, 피고인 측에서 법원에 제출됩니다.

4.2 공판조서

공판조서는 공판 기일의 진행상황을 기록한 문서로서, 해당 기일에서 법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정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나중에 공판 기일의 진행 과정을 확인하거나 필요한 경우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만약 공판조서에 오류나 부정확한 기재가 있다면, 이는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은 공판조서에 포함된 사항이 정확하게 기록되었는지 확인하고, 만약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이를 지적하여 수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공판조서를 통해 자신이나 변호인이 진술한 내용이 올바르게 반영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은 법원에게 공판조서의 열람이나 등사(복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만약 법원이 이를 거부한다면, 이는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공판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유죄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는 원칙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은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공판조서에 대한 주의 깊은 확인과 필요한 경우 법원에 대한 요청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4.3 변론의 속행

"속행(continuation)"은 재판 과정에서 특정 공판기일에서의 변론이 완결되지 않고 추가로 시간이 필요한 경우, 해당 사건의 공판기일을 나중으로 연기하고 다음 기일에 계속되는 상황을 가리킵니다. 예를 들어, 특정 공판기일에서의 변론이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특정 증인의 출석이 예정된다면, 재판장은 이를 속행으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해당 공판기일은 종결되지 않고 나중의 일정에 이어집니다. 이후의 공판기일에서는 추가적인 증인신문, 증거 제시, 변론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속행은 일반적으로 "제1회 공판기일", "제2회 공판기일"과 같이 번호를 매겨 구별하게 됩니다. 이렇게 번호를 매기는 것은 각각의 속행이 서로 다른 날짜나 시간에 이루어졌음을 명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5. 증인신문

증인신문은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개인에게 진술을 듣는 증거조사 절차를 가리킵니다. 증인은 자신이 진술하는 것이 사실임을 증언하며, 이는 해당 사건의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로 사용됩니다. 형사소송법에서는 법정에서의 증인신문에 관해 증인에게 출석 선서 및 증언의 의무를 지우고,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직간접 적으로 강제를 가하고 있습니다.

5.1 증인신문의 절차

증인신문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절차를 따릅니다

• 주신문(질문): 첫 번째로 신청한 당사자가 증인을 질문합니다. 이때 주로 유리한 증언을 얻기 위한 질문이 이뤄집니다.
• 교차신문(질문): 상대방 당사자가 이어서 증인을 신문합니다. 이때는 앞서 주신문에서 나온 진술의 모순점을 지적하거나, 유리한 증언을 얻기 위해 질문합니다.
• 재판장의 신문: 재판장이 필요한 경우, 증인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습니다. 재판장은 법정에서의 공정한 절차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 당사자의 교차신문은 일반적으로 앞서 주신문에서 얻은 유리한 증언을 도전하거나, 모순된 부분을 드러내어 증언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기 위한 것입니다. 재판장이 신문하는 경우에도 필요한 질문을 통해 사건의 이해를 돕고 법정에서의 공정한 절차를 유지합니다.

5.2 선서와 위증죄

증인은 증인신문 전에 선서서에 따라 선서를 하게 됩니다. 선서는 공정하고 진실한 증언을 위해 증인에게 진술의 진실성을 강조하는 의례적인 행위입니다.

• 위증죄(Perjury): 만약 증인이 선서한 상태에서 거짓 진술을 하면, 그것은 위증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위증은 법정에서의 거짓 진술을 일컫는데, 법률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는 범죄입니다.
• 선서되지 않은 진술의 효력: 선서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진술은 법정에서의 증거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법정에서는 선서를 통해 진술한 내용에 대해 높은 신뢰성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규정은 법정에서의 공정한 재판을 위해 중요하며, 증인이 진실한 증언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입니다.

5.3 증인적격

누가 증인이 될 자격이 있는가, 즉 법원이 누구를 증인으로 신문할 수 있는가의 문제인데, 원칙적으로 누구나 증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고인은 제3자가 아니어서 증인으로 신문할 수 없습니다.

5.4 증인신문조서

증인 신문조서는 증인이 법정에서 신문을 받은 내용을 기록한 문서입니다. 주로 공판기일에서 진행되는 증인신문의 내용을 정리하여 공판조서에 포함시킵니다. 이는 재판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증언을 기록하고 정리하여 재판 참여자들이 나중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문서입니다. 증언은 법정에서 녹음되며, 이 녹음물은 공판조서의 일부로 포함됩니다. 특히,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해당 녹음물을 속기사에게 전달해 녹취서로 만들어집니다. 이 녹취서 또한 공판조서의 일부로 여겨지며, 재판 참여자들이 사건의 실제 상황을 파악하고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증인신문조서와 녹취서는 재판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6. 피고인신문

증거조사가 마무리되면, 피고인은 증인석에 앉게 되고, 검사와 변호인이 순차적으로 피고인을 신문합니다. 이러한 절차를 피고인신문이라고 합니다. 피고인 에게는 공소사실과 정상에 관한 필요한 사항을 신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실무에서는 피고인신문이 생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고인신문은 피고인이 증인석에 앉아 변론 과정에서 진술하는 것이지만, 증인신문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고인은 당사자 자격에서 진술하므로, 증인석에 앉아 피고인신문 과정에서 진술할 때에는 증인으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거짓말을 하더라도 위증죄로 처벌받지는 않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선서하지 않았더라도 법정진술은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7. 최후변론

증거조사가 끝나면 당사자의 의견진술이 행해집니다. 그러나 재판장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본질적인 권리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의견진술의 시간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의견진술은 주로 검사의 의견진술과 피고인 및 변호인의 최후진술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단계에서 각 당사자는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전달하고, 증거조사에서 얻은 정보들을 토대로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피고인 및 변호인의 최후진술은 해당 사건에서의 핵심 주장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법정에 제시된 증거들을 해석하여 피고인의 입장을 더욱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7.1 검사의 의견진술

증거조사와 피고인신문이 모두 마무리되면, 검사는 사실과 법률적용에 관한 의견을 진술해야 합니다. 검사는 가령 “피고인을 징영 5년에 처하여 주십시오”라는 식으로 과형에 관해 의견을 진술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검사가 요구하는 양형(처벌)에 대한 의견은 구형이라고 합니다. 이 의견은 법정에서 검사가 사건에 대한 자신의 해석과 판단을 제시하는 부분입니다. 법원은 이 구형에 구속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구형을 초과하는 형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검사의 의견을 고려하되, 독립적인 판단을 통해 적절한 형을 선고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사건에 대한 검사의 해석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의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을 내립니다.

7.2 피고인과 변호인의 의견진술

재판장은 검사의 의견을 들은 후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최종의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최종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고 심리를 마치고 판결을 선고하는 것은 공정한 재판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최종의견 진술 후에는 재판장이 판결만을 기다리는 단계로 진행됩니다. 그러나 법원은 필요한 경우, 직권 또는 검사와 피고인, 변호인의 신청에 따라 결정으로 종결한 변론을 재개할 수 있습니다.

8. 변론종결 및 판결선고

최후변론이 모두 마무리되면 판결선고만 남게 되며 이 상태를 변론 종결 상태라고 합니다. 이는 공판절차에서의 마지막 단계 중 하나로, 법정에서 판결이 공개적으로 선언되는 과정을 나타냅니다. 변론이 종결된 기일에 판결을 선고하는 것(즉일선고)이 원칙이지만, 특별한 사정이나 예외적인 경우에는 따로 선고기일을 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대부분 판결선고기일을 따로 잡아 선고합니다.

 

"판결"과 "판결서"는 법적인 의미에서 다릅니다. "판결"은 법원이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이며, 이 결론은 법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반면에 "판결서"는 그 결론을 문서로 기록한 것으로, 법적인 근거와 이유, 판시된 사실 및 증거 등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또한, 형사소송에서는 사실관계의 기준 시점이 변론종결시가 아니라 판결선고 시로 정해지며, 이로 인해 판결서에는 변론 종결 이후의 증거와 사실관계까지 고려하여 결정된 내용이 반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