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밀리의 서재에서 출판사 편집자분들께서 추천한 인문학 추천도서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밀리의 서재 유튜브에서는 유명 출판사 편집자님들이 추천한 도서를 컨텐츠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선정된 책도 좋지만, 전반적인 트렌드라든지 개별 책에 대해 전문가적 견지에서 설명해 주는 부분에서 차별성이 확실히 느껴지니, 관심분들께서는 영상을 참조하셔도 좋을듯 합니다.
https://youtu.be/dk3XmuiCj04?si=W0E3HR-lLNTRYMD3
[올타임 레전드]
1. 『상황과 이야기』, 비비언 고닉
2. 『헝거』, 록산 게이
3. 『신화의 힘』, 조셉 캠벨, 빌 모이어스
4.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김지원
5. 『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승섭
6. 『아이들의 계급투쟁』, 브래디 미카코
7. 『돌봄, 동기화, 자유』, 무라세 다카오
8. 『커먼즈란 무엇인가』, 한디디
9. 『시적 정의』, 마사 누스바움
10. 『온도계의 철학』, 장하석
[편집자 원픽도서]
1. 『아카이브 취향』, 아를레트 파르주
2. 『소박한 삶』, 가이우스 무소니우스 루푸스
3. 『주기율표』, 프리모 레비
상황과 이야기 / 비비언 고닉 (2023, 마농지)
비비언 고닉의 ‘자전적 글쓰기’에 대한 사유와 통찰을 담은 이 책은 에세이와 회고록, 비평 등에서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한 작가이자 글쓰기 선생으로서의 그의 경험을 전합니다. 고닉은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대신 읽는 법과 자신을 발견하는 길은 가르칠 수 있다고 말하며, “누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둘 사이의 관계는 어떠한가”를 묻는 방법을 강조합니다. 그는 여러 작가들의 글을 분석하며 진실한 서술자(페르소나)를 만들고, 상황에서 이야기를 떼어내는 자전적 글쓰기의 핵심을 탐구합니다. 조지 오웰, 조앤 디디온 등 고닉이 사로잡힌 작가들의 글도 글에서 함께 소개됩니다.
헝거 / 록산 게이 (2024, 문학동네)
록산 게이의 회고록 『헝거』는 출간 즉시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타임』, 『피플』 등 다양한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예리한 문체로 페미니즘을 다룬 『나쁜 페미니스트』 이후 발표된 이 책은, 충격적일 정도로 솔직하게 자신의 삶을 고백합니다. 게이는 어린 시절의 상처와 그로 인한 수치심과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여정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허기(hunger)'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몸과 욕망, 고통에 대한 그녀의 깊은 통찰은 많은 여성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신화의 힘 / 조지프 캠벨, 빌 모이어스 (2020, 21세기북스)
이 책은 세계적인 신화학자 조셉 캠벨과 저명한 저널리스트 빌 모이어스의 8년간 대담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 북미 아메리카 인디언 신화, 인도 신화, 불교 사상, 중국의 노장 사상, 영화 <스타워즈>와 비틀즈까지 아우르며 신화의 본질과 지혜를 탐구하는 이 책은, 신화를 통해 사회, 정치, 경제, 종교, 인간, 결혼, 사랑 등 현대의 모든 문제를 설명하면서 우리 내면에 이르는 길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 김지원 (2024, 유유)
요즘을 "문해력 위기 시대"라 부르지만, 정말 문제는 문해력일까요? 읽기 시간을 줄이지 않았음에도 왜 '즐거운 읽기'는 사라졌을까요? 저자는 사람들이 왜 즐겁게 읽지 못하는지, 그리고 진정한 '좋은' 글이 무엇인지 탐구합니다. 저자는 책을 '당연히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닌 '문제 해결의 도구'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는 출처가 명확하고, 저자가 분명한 믿을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하는 책이야말로 답이라고 제안합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 / 김승섭 (2017, 동아시아)
차별이나 폭력을 겪고도 말하지 못하거나 괜찮다고 생각할 때, 우리 몸은 오히려 더 아프게 반응한다고 합니다. 사회역학자인 김승섭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교수는 연구를 통해 차별 경험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데요, 고용 불안, 차별 등의 사회적 상처가 어떻게 우리의 몸을 아프게 하는지, 그리고 사회가 개인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책에서 다룹니다. 저자는 "사회적 환경과 완전히 단절되어 진행되는 병은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사회적 변화 없이 개인은 진정으로 건강해질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아이들의 계급투쟁 / 브래디 미카코 ( 2019, 사계절)
일본인 브래디 미카코는 영국으로 건너가 빈곤 지역 무료 탁아소에서 보육사로 일하며, 가난이 아이들의 일상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기록했습니다. 그는 2008~2010년과 2015~2016년 두 시기를 비교하며, 긴축 정책이 복지제도를 축소시키고, 아이들의 삶에 미친 영향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책은 사회 최하층의 현실을 가감 없이 묘사하며, 정치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합니다. 긴축이 사람들의 마음과 사회를 얼마나 황폐하게 만드는지를 폭로하며, 공동체가 서로를 존엄한 인간으로 대하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돌봄, 동기화, 자유 / 무라세 다카오 (2024, 다다서재)
오랜시간동안 사람의 노화와 죽음을 몸으로 겪었던 사람이 체득한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입니다. ‘요리아이의 숲’ 노인요양시설 소장인 저자는 수많은 노인을 돌보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돌봄의 본질과 돌봄과 자유의 공존에 대해 다룹니다. 이곳의 노인들은 격리, 통제, 과도한 투약 없이 자신이 쓰던 물건으로 방을 꾸미고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보다 사람을 우선’하는 철학으로, 노인들은 존중받으며 살아갑니다. 저자는 인지저하증을 병이 아닌 자연스러운 노화로 받아들이고, 그들의 혼란에 동기화합니다. 책은 우리 모두 한때 누군가의 돌봄을 받았고, 누군가를 돌봐주어야만 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겁내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커먼즈란 무엇인가? / 한디디 (2024, 빨간소금)
《커먼즈란 무엇인가》는 커먼즈를 단순한 공유 자원이 아닌,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제시합니다. 저자는 인류학과 역사학을 통해 커먼즈의 역사적 사례와 동아시아 커먼즈 운동을 연구하며, 커먼즈가 어떻게 수천 년간 이어져왔는지 촘촘히 재구성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커먼즈 운동 현장을 다루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삶의 주권과 자율성을 회복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시적 정의 / 마사 누스바움 (2013, 궁리)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문학적 상상력이 공감과 연민을 키워 민주주의 사회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법철학자이자 정치철학자인 저자는 시카고 대학 법학과 학생들과 함께 소포클레스, 플라톤, 세네카, 디킨스의 작품을 읽으며, 문학이 불러일으키는 공감과 상상력, 연민이 합리적인 공적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주류 개발 경제학과 경제적 공리주의를 비판하며, 문학이 책임 있는 시민을 길러내고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필수적임을 이 책에서 설득력 있게 말하고 있습니다.
온도계의 철학 / 장하석 (2013, 동아시아)
『온도계의 철학』은 온도 측정의 역사와 과학 지식의 재해석을 통해 과학적 탐구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러커토시상을 수상한 장하석 교수의 이 저서는, 온도계가 없던 시절 어떻게 온도를 측정하고 개념을 발명했는지를 다룹니다. 섭씨, 화씨, 절대온도 이전의 다양한 온도 측정 역사와 그 과정에서의 난제를 해결한 과학자들의 노력을 담은 이 책은 과학적 탐구라는 것은 무엇인지 그 본질을 깨닫게 합니다.
아카이브 취향 / 아를레트 파르주 (2020, 문학과지성사)
『아카이브 취향』은 프랑스 역사학자 아를레트 파르주의 에세이로, 아카이브 작업을 통해 역사를 재구성하는 과정을 탐구합니다. 파르주는 18세기 형사사건 아카이브를 연구하며 대중, 빈민, 여성 등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발굴해왔습니다. 파르주는 아카이브 속 평범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역사적 사실을 재구성하는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아카이브는 사소한 사건들과 비장한 사건들이 뒤섞인 곳으로, 이를 통해 역사가들은 소외된 목소리를 가시화하고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박한 삶 / 가이우스 무소니우스 루푸스 (2023, 유유)
『소박한 삶』은 스토아학파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스승이자 '로마의 소크라테스'로 불린 가이우스 무소니우스 루푸스의 가르침을 담은 책입니다. 무소니우스 루푸스는 네로 시대에 철학을 가르치며 큰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는 신분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제자를 받았으며, 여성도 철학을 공부하고 딸도 아들과 동일하게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가르침은 소박한 식탁과 간소한 생활을 강조하며, 현대의 성평등, 비건지향, 미니멀리즘과도 연결됩니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 정신적 공허를 느끼는 현대인에게 절제의 미덕과 공동체 의식을 강조한 그의 철학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주기율표 / 프리모 레비 (2007, 돌베개)
책 『주기율표』는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인 프리모 레비가 쓴 책으로 명상록과 회고록의 성격을 가진 독특한 책입니다. 저자는 화학자로 작품에도 과학과 기술에 대한 열정이 묻어날 뿐아니라, 문학성 또한 굉장합니다. 총 2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원소 하나 하나에서 연상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유년기의 이야기, 철학적 성찰, 과학자로서의 열정이 순수하게 펼쳐지는 책은 결국 삶과 사랑을 말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