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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실용적인 책'

현명하게 스스로 의료결정하기: 범주화, 사분면 그리기

by 코코도두 2023. 12. 31.

생명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우리는 종종 신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 속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의료결정은 양자택일의 상황을 마주할 때가 많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과 의학적 치료를 선택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 우리는 간단한 도구를 활용해서 주체적으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정보를 모으고, 의사결정을 범주화하고, 사분면을 그려봄으로써 확률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과 직감적 결정의 함정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의료결정에서는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직관에만 의존한다면 나쁜 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지과학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확실성과 관련된 가능성을 정확하게 평가할 능력이 부족하며, 이는 결국 확률 문제로 이어집니다.

도구를 활용한 합리적 결정

확률이 문제이므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간단한 수학적 도구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다루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도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결정을 범주화하기

복잡한 결정을 처리하기 위해 의사결정을 범주화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급한 결정, 전문적인 조언 필요, 추가 정보 필요, 정보 수집 후 결정 등의 범주로 나누어 판단합니다.

  • 1 범주: 답이 분명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내릴 수 있는 결정
  • 2 범주: 자신보다 시간적 여유와 전문성을 가진 다른 누군가에게 맡길 수 있는 결정
  • 3 범주: 자신이 관련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그 정보를 처리하고 소화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결정
  • 4 범주: 정보가 더 필요한 결정. 

의학적 의사결정은 대부분 1 범주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충치가 생겼을 때는  방치하는 것보다 빨리 치료하는 것이 고생을 적게 하고 금전적으로도 더 낫다는 생각을 대부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당장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일부 의학적 결정은 2 범주에 해당합니다. 3 범주는 문제가 처음 제기되었을 때나 2 범주나 4 범주를 거친 다음 선택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많은 의학적 결정이 4번 범주에 해당한다. 이 경우는 그저 정보가 더 필요할 뿐이다. 정보를 구한 다음엔 그 정보를 분석해 적합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2. 사분면 그리기

합리적인 의학적 결정을 위해서는 처한 상황에 대한 사분면을 그릴 수 있습니다. 희귀 질병에 대한 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왔고, 부작용이 있는 희귀병 치료제를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상황으로 가정하고 사분면을 그려보겠습니다.

 

2.1 상황 가정하기

먼저 몇 가지 상황을 가정하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당신은 희귀병 치료제를 써야 할까요?"

  • 가정 1: 혈액검사를 받았는데 희귀병에 대한 양성반응이 나왔다.
  • 가정 2: 희귀병의 발병률(기저율)은 1만 명당 한 명, 즉 0.0001이다.
  • 가정 3: 희귀병 치료제를 사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할 확률이 5%, 즉 0.05다.
  • 가정 4: 혈액검사 결과가 잘못 나올 확률은 2%, 즉 0.02다.

2.2 사분면 그려보기

    • 소결 1: 결과가 양성으로 나왔을 때 당신이 병에 걸렸을 확률은? 201분의 1로 0.49%다. 즉, 혈액검사결과가 양성이라고 진짜 병에 걸렸을 확률은 0.49%밖에 안 된다. 또한 진짜 병에 걸렸을 경우 양성이 나올 확률은 100%로, 병에 걸렸는데 음성이 나올 확률은 없다. 이 경우 양성이라 하더라도 병에 걸렸다고 100% 확신할 수 없는 것이다. 
    • 소결 2: 만약 양성반응을 나온 사람 201명을 모두 치료한다면 그중 20%, 즉 40명은 부작용을 경험하게 된다. 실제로 병에 걸린 사람은 한 명뿐인데 말이다. 이 치료법은 치료효과를 볼 확률보다 부작용을 겪게 될 확률이 40배나 더 높다.

 

건강주권 회복하기

병에 걸릴 때 혹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우리 스스로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의학적인 선택지에 대한 통계적 정보를 이해하고, 자신의 건강에 대한 주관적인 역할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노력해야 합니다. 의료 결정은 의사와의 파트너 관계로써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정보를 최대한 확보하고 확률에 기반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정확한 통계를 얻는 일이나, 의사와 파트너십을 맺는 일 모두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스스로의 건강 CEO로서 자신의 건강을 살피고 스스로 결정할 주권을 가진 주체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책 『정리하는 뇌(대니얼 J.레비틴, 2015)』 6장: 어려운 결정을 위한 정보의 정리 및 부록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관련내용을 참고할 만한 도서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참고도서 서명 저자 발행처 발행년 링크
1 정리하는 뇌 대니얼 J. 레비틴 와이즈베리 2015 http://aladin.kr/p/dGRu9
2 신도 주사위 놀이를 한다 이언 스튜어트 북라이프 2020 http://aladin.kr/p/fNxWQ
3 환자혁명 조한경 에디터 2017 http://aladin.kr/p/xn0uN